8. 성유인호르몬(性誘引Hormone, The Sex Pheromone)
동물들은 생식철이 되면 숲속이나 심산이나 광야에서 또는 물속에서 고독한 생활을 하던 종들까지도 일시적으로 공동생활을 하게 된다. 그러면 그 넓은 공간에서 때로는 그 어둠속에서 어떻게 상대방을 찾아내느냐 하는 의문이 생긴다. 나방이는 밤중에 4 Km 밖에서도 자기의 짝을 찾아갔다고 하는 실험결과도 있다. 이러한 비밀은 동물들이 내는 여러 유형의 페로몬(pheromone)중 성유인페로몬 즉, 짝을 찾을 때 내는 그들만의 독특한 성유인호르몬에 있다. 암컷들은 생식철이 되면 발정을 하는데 이때 페로몬을 공기중에 또는 수중에 발산하게 된다. 눈에 보이는 것도 아닌 이 페로몬을 감지한 숫컷들은 밤이나 낮이나 정확하게 자기의 암컷을 찾아 가는 것이다. 우연히 만나는 것도 아니고 시행착오로 찾아가는 것도 아니다. 더욱 신비로운 것은 어떤 한 종의 암컷이 발산한 페로몬은 오직 같은 종의 숫컷만이 감지가 가능하다는 사실이다. 묶어 기르는 암캐가 발정을 해도, 즉 페로몬을 내도, 이웃집 개는 물론 이웃 동네 개들까지 모여 든다. 그러나, 같은 집에 사는 소도 이웃집의 돼지들도 아무런 반응이 없다. 이유라면 그들은 개가 아니기 때문이다. 이 현상은 아무리 궁리해도 진화론적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다. 과거... 소위 말하는 원시시절에는 이 신호들이 뒤섞여 전달되다가 세월과 더불어 진화하면서 요즘같은 질서가 형성되었을까?
암수가 만나지 않으면 그 종은 후대를 이어갈 수 없다. 처음부터 페로몬은 동종만이 감지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. 그렇지 않고는 설명이 불가능하다. 분류학자들에 의하면 이 세상에는 150여만종의 생물체가 밝혀 졌고, 사람들이 발견하지 못한 종들 만도 300만종에서 1천만종 혹은 1억종이 될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. 요즘이라도 이 정교한 현상이 어느 한 봄 날에 혼란이 왔다고 치자. 즉, 동일종의 페로몬이 아닌 그 엄청난 수의 다른 종들의 페로몬을 감지하게 되었을 때, 또는 그 일부라도 뒤섞여 감지하게 되었을 때 이 세상은 어떠한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인가? 동종만이 수정이 가능하다는 과학적 사실을 감안하 면 결과는 모두의 멸망 뿐일 것이다.